한옥의 건축학
한옥의 시공계획
popcorngirl
2021. 5. 11. 04:08
현재 남아 있는 도면은 의궤儀軌(나라에서 큰일을 치를 때 후세에 참고하게 하려고 그 일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경과를 자세하게 적은 책)에 기록된 그림 정도다. 의궤에 실린 그림은 시공이 아니라 보고나 기록용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당시에 시공용 도면체계가 있었다고 분명하게 규명되어 있지는 않지만, 집을 짓기 위해 그려진 조각조각의 도면들은 눈에 띈다. 위의 도 판은 경복궁 근정전을 해체 수리 하면서 조사된 선자도月子制와 단면도(가구도 架 構圖) 일부, 공포 包 부분의 단면도 등이다. 여러 사람이 참여하는 대규모 공사에서는 이처럼 간결하면서 작업자 간에 정보를 나눌 수 있어야 하니 의궤에 그려진 그림 외에 작업용 도면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만 있고, 분명한 증거는 없는 실정이다. 현대건축에서 철골구조도'는 직사각형에 몇 가지 기호만을 표기하지만 철골 시공에 적합하고 알아보기도 쉽다. 한옥도면은 평면도, 입면도 (정면도, 배면도, 측면도), 단면도(종단면도, 횡단면도), 응시도 仰 試圖, 와복도瓦伏圖, 창 호도 窓戶 圖 등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이러한 도면 구성은 한옥 시공에 꼭 필요한 것이라기보다 ‘구색을 갖추는 듯한 느낌이 든다. 예를 들어 입면도는 수평으로 투영된 건물의 전후좌우를 그린 도면인데, 실제 시공을 위해 입면도에서 읽어내는 정보는 창호의 모양과 위치, 수장 재의 구성, 기둥머리 부분의 입면 처리 방법 등이다. 하지만 요즘의 입면도는 불 피울 요한 기와 모양만 정성 들여 그려놓고 정작 필요한 기둥머리의 입면 처리 부분은 기와지붕 모양에 가려져 있는 경우가 많다. 한옥의 처마 곡선을 계획하는 데에는 추녀 도와 산자도 같은 한옥 특유의 도면이 꼭 필요하지만, 이런 종류의 도면이 설계서에 포함되는 일은 거의 없다. 목재가 결구 되는 부분도, 모두 세밀하게 그릴 수는 없겠지만 중요한 부분들은 꼭 필요한데 도면에는 대체로 빠져 있다. 원래 도면에서 빠져 있으니 도 편수의 재량에 의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재 사용되는 한옥 도면으로는 목재를 친목하고 조립하는 한옥 특유의 시공법을 설명하고 표현하기가 조금 부족하다. 이른 시일 내에 더 실제적이면서도 그리기 쉽고, 간결한 한옥도면 체계가 구축되기를 기대한다. 시공계획 검토 시에 필요한 관리 집을 짓기에 앞서, 현장 엔지니어는 설계도서를 검토하고 시공계획을 세워야 한다. 한참 집을 짓다가 설계도서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건축주, 설계사무소, 시공회사가 서로 문제가 될 뿐만 아니라 책임 한계 또한 불분명해진다. 따라서 설계도서 검토는 빠르게 그리고 꼼꼼하게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며칠 밤을 새운다고 해서 면밀한 검토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몇 가지 뚜렷한 목표를 갖고 설계도서를 살펴봐야 한다. 건축시공의 세 가지 축인 품질관리, 자금관리, 공정관리의 관점에서 설계도서를 검토하는 것이 좋다. 품질관리 설계도서의 검토는 기술적인 관점에서 '도면에 문제가 없는가?', '구조가 안전하고 마감이 깔끔한가?' 등을 살펴보는 일이 첫째일 것이다. 사실 엔지니어로서 가장 신경 써서 검토해야 할 것이 이런 내용이다. 설계 도서의 검토라고 하면 대부분 이런 내용을 살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사항을 검토하는 수준에 따라 엔지니어의 실력을 평가할 수도 있다. 규모가 일상적인 수준을 벗어나거나 현장 소장의 능력만으로 검토가 어려운 건물이 종종 있다. 일반건축 공사라면 구조계산서를 꼼꼼히 살펴보면 되겠지만 '한옥 시공' 에서는 이런 일도 마땅치 않다. 한옥 시공에서 건물의 구조를 검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도편수와 함께하는 것이다. 한옥의 구조에 대한 아직 분명한 연구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면, 도편수의 오랜 경험은 매우 중요한 지침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다. 자금관리 측면에서 설계도서를 검토하는 것은 일종의 실행예산을 수립하는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