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

건설 과정의 직접 참여

popcorngirl 2021. 5. 17. 12:24
특정 집단의 요구를 반영하는 것보다 더욱 적극적인 방법은 계획과 건설 과정에 사용자를 직접 참여시키는 것이다. 사용자 스스로 주거환경을 만들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용자 참여 건축은 건축가 랠프 어 피부 Ralph Erskine과 뤼시앵 큰 롤 Lucien KRELL에 의해서 다양하게 시도되었다. 어 피부는 1970년대 말에 완성된 영국 뉴캐슬의 '비커 월 Yser Wal'에서 거주자들을 계획 과정에 적극 참여시켜 그들의 요구를 직접 반영하는 방식을 취했다. 큰 롤은 벨기에 루뱅대학의 의학부 기숙사 건물의 건설 과정에 사용자의 요구와 제안을 그대로 반영했다. 결과적으로 건물은 여러 크기의 창문과 각종 재료가 얼기설기 배열된 매우 부조화한 상태를 연출했다. 도판 12 실내의 공간구성과 재료도 사용자의 취향에 철저히 맞추었다. '평균적 인간을 위한 평균적 건축'이라는 근대건축의 논리를 거부한 것이다. harratt 주거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서 역사적 문화적 고유성을 지키려 는 경향은 제삼세계 국가들에서도 다양하게 나타났다. 고유한 주 거 문화를 지키려는 일종의 문화적 자각이었다. 그중에서 이집트의 건축가 하산 파시 Hassan Fatly의 구르나Gourna 마을 계획은 국제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서구형 아파트 대신 고유의 주거환경을 이어 가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밝혔다. 그의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중정으로, 단위 주택에 ᄆ자형 공간구조를 재현함으로써 전통을 재현했다. 도판 13 더불어 흙집'이라는 이집트의 전통적인 재료와 구축법 또한 존중했다. 흙집은 주민 스스로 지을 수 있는 주택이므로 자신의 삶을 구체적으로 담을 수 있었다. 파시는 역사를 박제된 것으로 보지 않았으므로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요소를 가미하여 현대적인 삶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시도를 한 것이다. 14 이탈리아 볼로냐의 도심부 재건계획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사례다. 역사 도시 볼로냐는 교외 지역이 팽창하면서 오래된 건축물이 밀집한 도심부가 급격히 쇠퇴했다. 그러자 시 당국에서는 '역사적 시가지 보존과 재생'이라 는 볼로냐만의 도심 재생 전략을 수립했다. 도시와 주거지는 공동의 기억 이 누적된 문화적 산물이라는 인식을 분명히 한 것이다. 도판 14 미국식 재개 발을 시행해 구시가지를 손상한 다른 이탈리아 도시들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노력이기도 했다. 1966년 건축이론가 레오나르도 베네 볼로의 공식적인 발의를 시작으로 시 당국에서는 1969년부터 복원과 보존 사업을 시행했다. 도심의 버려진 옛 건물들을 시민의 공간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모색했고 쇠락한 주거지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 사업을 진행했다. 오늘날까지도 이어지는 이 재생사업으로 인해 볼로냐는 일약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문화도시가 되었다. '볼로냐 방식'이라고 불리는 볼로냐 재생사업은 방식이 다소 독특했다. 시 당국에서는 1969년 “도심부 내에서 새로운 건축은 일절 금한다”라는 선언을 했다. 그들은 도심부 전역을 열세 구역으로 나누고 건물의 상태, 내구 연한 耐久 年限, 기능, 공간구성은 물론 변형과정에 이르기까지 각 구역에 대한 상세한 현황조사를 시행했다. 또한 건물을 공간의 크기에 따라 네 종류로 구분했다. 교회 같은 공공건물이 가장 큰 공간이었고, 서민들의 소 13. 이집트 구르나 마을에 건설된 주택의 중정. 2009년 (위) 규모 주택이 가장 작은 공간이었다. 그중에서 큰 공간은 도서관, 미술관, 14. 이탈리아 불로냐의 구시가지에 남아 있는 전통적인 주거 블록 (아래) 극장, 육아시설 등 공공시설로 활용했고, 길에 면하는 주택의 1층 공간은 장인들을 위한 공방 등으로 활용했다. 그리고 모든 개조에는 엄격한 규제가 뒤따랐다. 이 사업에서 특징은 폭넓은 시민 참여였다. 시는 사업의 모든 단계에 시민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했다. 그 결과 볼로냐는 오래된 도시를 재생하는 모범사례로서 세계 각국의 견주기 대상이 되고 있다. 도시와 주택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생각 1970년대 이후의 또 다른 변화는 기존 도시와의 물리적 연속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주거환경을 조성하려고 한 것이다. 더 나아가 새로운 주거환경의 조성을 통해 과거의 도시조직을 회복하려고 했다. 이러한 태도가 본격적으로 표출된 것은 1970년대 후반에 시작된 베를린의 「국제 건축전시회' Internationale Bauausstellung. IBA 에서였다. 실제 건축물이 전시된 이 행사는 전쟁으로 파괴되고 분단으로 쇠락해진 베를린 도심의 물리적 환경을 향상하고, 과거의 도시구조를 재생하면서, 다양한 주택을 공급하려는 목적에서 시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