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조명 한옥은 처마가 깊다. 한옥뿐만 아니라 목조주택은 처마가 비교적 깊은 것이 좋다. 왜냐하면 비가 들이치면 썩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마가 깊으면 낮이라도 실내가 상대적으로 어둡다. 처마가 깊은 집 안을 밝게 하는 방법은 마당에서 반사되는 빛을 실내로 최대한 끌어들이는 것이다. 한옥이 적정한 높이의 기단 위에 세워지는 이유 중에는 이런 간접조명의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한옥에서 간접조명이 중요하다는 증거로 우리 불상의 조각을 보면 짐작할 수 있는데, 야외에 조성된 서산 마애 삼존불과 실내에 모신 불상 대부분의 조각 기법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는 직사광과 반사광의 차이 때문이다. 직사광선에 노출된 야외의 조각은 눈·코·입을 분명하게 드러내야 아름답다. 하지만, 실내의 불상을 이렇게 조각하면 불상 아래에서 비치는 빛 때문에 이상한 얼굴이 되기에 십상이다. 한옥의 마당은 간접조명 효과를 높이기 위해 백토를 깔끔하게 다져서 마무리한다. 앞서도 말했듯이, 한옥 마당에 잔디를 심으면 여름에 습기 도가 높아 꿉꿉할 뿐만 아니라 집이 전체적으로 어둡고. 기단의 종류 3. 기단 기단은 재료에 따라 분류할 수 있는데, 자연석 기단, 가공본줄 기단(서구식 기 단, 장대석 기단), 도축 기단, 전축 築 기단, 외적 瓦. 기단 등이 그것이다. 토 축 기단, 전축 기단, 와적기단은 신축 한옥에서는 거의 채택되지 않으며, 과거에 사용되었던 유구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신축 한옥에서 선택할 수 있는 기단은 자연석 기단과 가공본줄 기단 정도다. 자연석 기단 한옥 시공에서 자연석 기단이란 자연석으로 쌓은 기단을 말한다. 그런데 여기서 '자연석' 이란 것을 정의하기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자연석은 글자 그대로 가공하지 않은 자연 상태의 돌이다. 자연석은 우리 주변에 여러 형태로 존재한다. 물에 쓸리고 구르면서 마모되어 둥글둥글해진 돌을 '강돌’, ‘호박돌'이라고 하며, 산이나 들에서 찾아볼 수 있는 마모가 적은 돌을 '선석’ 山 石이라고 한다. 갈돌과 선석 은 모두 자연석이지만, 한옥을 지을 때의 자연석은 선석만을 가리킨다. 자연석 기단 맹사성고택 한옥을 지을 때는 강도를 쓰지 않는다. 시멘트 같은 재료가 없던 시절에는 강도를 쓰고 싶어도 안정감 있게 쌓기가 어려워 쓸 수가 없었다. 조선 시대에는 평민들이 다듬은 돌(숙석熱石)을 사용하는 것을 엄격히 규제했다. 반면에 요즘은 자연석을 함부로 채취하는 행위를 규제한다. 그렇다면 오늘날에는 무엇으로 자연석 기단을 쌓고 자연석 석축을 할까? 자연석은 도로 공사장이나 큰 공장 용지를 조성하는 공사 현장 같은 곳에서 합법적으로 구할 수 있는데 이는 운이 좋은 경우이고, 일반적으로는 채석장에서 산다. 오늘날에는 자연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가 조금 난감해졌다. 엄밀히 말하면 자연석이 아니라 채석장에서 캐낸 돌이기 때문이다. 채석장에서라도 아무 돌이나 사면 '자연석의 맛을 낼 수 없다. 산 석은 자연 상태에서 자연적으로 마모되고 나이를 먹은 돌이다. 강동처럼 둥글둥글하지는 않지만 자연스럽게 죽어 있으면서 거무튀튀하거나 누르스름한 빛을 띤다. 한옥을 지을 때 필요한 돌이 바로 이런 돌이다. 채석장에서 채석할 때 제일 바깥층의 돌을 겉돌'아라 부른다. 강도도 약하고 색도 얼룩이 져서 석재로서 가치는 떨어지지만 짓는 사람들에게는 귀한 돌이다. 어느 정도 각이 있어 쌓기에 쉽고 색이 자연스러운 겉돌 구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기단은 높은 구조물이 아니므로 쌓을 때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점은 별로 없다. 최대한 보기 좋고 자연스럽게 쌓으면 된다. 자연스럽게 보이려면 노출되는 석재 면을 건드리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출되는 석재 면을 현장에서는 '이마를 뜻하는 속어인 '이마' 이라 일컫는다. 석재 면을 너무 다듬지 말라는 뜻으로 석공들에게 이마를 너무 날리지 말라'고 말하기도 한다.
한옥의 건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