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언어의 현대적 재현 1980년대 이후 네덜란드의 집합주택에는 두 가지 특징이 두드러진다. 첫째는, 근대건축의 언어를 부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1970년대까지의 건축적 산물을 '역사적 유산'이라고 생각하면서 먼 과거를 편애하는 일부 포스트모던 건축가들의 노선을 따르지 않았다. 그들은 널빤지꼴형과 탑상형 주동을 존중하고 그것을 다양하게 번안하여 사용했다. 둘째는, 집합주택을 도시의 산물로 보고 그 속에 적절하게 자리하는 방법을 모색한 점이다. 건축이 도시와의 관계를 벗어난 기 남은 흔적인 상황을 극복하는 게 가장 큰 과제라고 판단하고는 고유의 주거 유형인 블록형 집합주택으로 눈을 돌렸다. 그 밖에도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집합주택의 계획을 위해 매우 폭넓은 선 예들을 참고했다. 이것은 실용성을 존중하는 네덜란드인의 기질과도 부합했다. 암스테르담에 건설된 주거단지 '에이 플레인 J-Plain, 1991-198e"를 보면 놀랍다는 느낌이 든다. 널빤지꼴형 주동이 줄줄이 늘어선 광경 때문이다. 도판 6 그런데 단지를 다 둘러보고 난 다음에는 널빤지꼴형 집합주택이 나쁘지 않다'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다만 아무 곳에나 마구잡이로 지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렘 콜하스의 사무소 오임에 이 OMA, The Office of Metropolitan Architecture에 서 계획한 이 단지는 1,300세대가 넘는다. 렘 콜하스는 시에서 수립한 블록형 중심의 원래 계획을 과감히 수정해 판상형 위주의 저층 주거지에 전원도시 이념을 적용했다. 녹지를 중 심으로 동서 두 지구로 나눠진 단지는 강력한 보행축에 의해 연결된다. 주거동들은 겉으로는 비슷비슷해 보이나 길이와 높이에서 차이가 크고 단위주택과 진입체계 등이 매우 다양하다. 오임에 이 외에 5팀의 건축가가 초대되어 주동계획을 맡았기 때문이다. 오임에 이가 설계한 동쪽 끝의 두 주동은 돌출한 계단실이 독특한 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도판 7단위 주택으로의 출입을 위한 장치로써, 네덜란드 집합주택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1992년 암스테르담 중심부에 들어선 '오란 어 나서우 재개발 주거단지 Redevelopment Housing c Oranje Nasal'도 근대의 건축언어가 새로운 모습으로 번안된 것이다. 단지는 과거 병영으로 쓰던 건물 전면의 훈련장에 들어섰다. 십구 세기에 지어진 278m 길이의 신고전주의 건물인 병 영은 주거와 업무공간으로 기능이 바뀌었다. 건축가 그룹 아 텔리래프 프로 Atelier PRO가 계획을 맡았다. 활처럼 휘어진 널빤지꼴형 주동과 블록형, 탑상형 주동들이 적절하게 섞여 있다. 단지의 주인 고으 운하를 따라 나란히 서 있는 여섯 동의 탑상형 주동들로 높이는 9층이 채 되지 않는다. 도 도으 독립적으로, 세 동은 블록형 주동의 전면에, 한 동은 L자형 주동의 코너에 자리한다. 아 텔리래프 프로는 영국, 일본 등 외국에서 초청된 6명의 건축가에게 한 동씩 설계를 맡겼다. 그들은 암스테르담으로부터 받은 영감을 건물에 불어넣었고, 아 텔리래프 프로의 한시 판 베이크 Hans van Beef는 전반적인 조율을 했다. 이곳의 타워들은 단순하지만 독특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암스테르담 구시가의 서쪽 외곽에 자리한 '지더블유에 주거단지 GWL Terrain, 1993-1998' 역시 모더니즘의 변신이다. 시의 상수도본부 Germeente Water Leidingdedrjf, GWL가 이전한 자리에 건설된 단지는 눈에 띄게 새롭지는 않다. 이미 익숙한 것에 튀지 않는 새 옷을 입힌 탓이다. 마스터플랜을 수립한 상자 크리스티안에서 Kees Christiaanse는 도시적 논리에 바탕을 둔 계획을 해 왔다. 그는 여기서 전통적 언어와 모더니즘의 언어가 공존하고 폐쇄성과 개방성이 썩혀 있는 '퓨전 단지'를 실현했다. 도판 펌프 하우스, 급수탑 등 과거의 유산들도 단지 안에 수용했다. 블록의 서쪽과 북쪽 끝에는 단지를 둘러싸는 긴 주동들을 두었다. 이 주동들은 바람과 소음을 차단하면서 단지를 아늑하게 둘러싼다. 나머지 땅에는 열네 동의 일자형 주동들을 엇갈리게 배열했다. 어디서든 쉽게 보이는 주동들은 전면과 후면의 구분이 없다. 모든 방향을 향해 동질적인 무게를 가지는 것이다. 과거의 널빤지꼴형 주동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로테르담의 옛 항만지구 톱 판 자 위트 Kop van Quid 에는 '페퍼르 클립 DePeperklip, 1979-1982'란 이름의 거대한 집합주택이 들어섰다. 휘어서 끝이 벌 어진 종이 클립 paper clip 형태의 단지는 합리주의 건축가 카럴 베 이번을 Care! Weeder가 설계했다. 대규모 개발을 피하는 분위기에도 길이 500m의 슈퍼블록을 계획한 것이다. 그는 애써 멋 부리는 소규모 개발은 공공임대 주택에는 적절치 않으므로, 비용을 집약시키면서 질 높고 여유 있는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수정된 근대주의'였다. 당연히 그의 계 획은 논란에 휩싸였고, 불변의 가치다' '합리적이다'라고 평하는 지지자들과 '시대정신과는 괴리가 있다'라고 평하는 비판자들로 갈렸다. 건축가는 비용 절감을 위해서 외부 벽체에 콘크리트 패널을 사용하고, 각 패널에는 흰색, 회색, 푸른색, 노란색 등 다양한 색채를 부여했다. 도판 10단위 주택에 개별성을 준 것이다. 건물의 층수와 평면형식에도 변화를 주어서, 원형을 이루는 끝부분은 8층 규모에 복층을, 그리고 중간부에는 4층의 평판을 채택했다. 그 대 건축언어를 기념비'로 번안한 특이한 집합주택이다.
'건축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록을 활용한 일반적인 개념을 초월하는 건물 (0) | 2021.05.25 |
---|---|
주거지를 만드는 구성원리 (0) | 2021.05.25 |
반근대주의적 집합체의 상징적 모델 (0) | 2021.05.25 |
네덜란드 집합주택의 방향 전환을 위한 이념적 동력 (0) | 2021.05.25 |
공공임대수축의 건축의 질과 미학적 수준 (0) | 2021.0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