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주택 성향들은 근대 언어의 현대적 재현이라는 특징을 보여 준다. 네덜란드에서는 이런 경향의 집합주택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프리츠 판 동안 Rita van Don gen이 여러 건축가와 협동해서 설계한 '나 탈 주거 블록 Housing Block Natal, 1985-1990'과 설계사무소 메카노ecunoo에서 설계한 '힐레콥 사회주택 Hillekop Social Housing, 1985-1989'를 보면 근대적 주거환경의 절묘한 번안이 놀랍다. 150m 길이로 부드럽게 휘어지는 5층 높이의 널빤지꼴형 아파트인 '나 탈 주거 블록'은 그 코르뷔 지에의 '위기네'가 그 유전자다.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난간과 그것에 적용된 다양한 색채, 6미터 정도 높이의 필로티 등은 분명히 위니 테의 흔적이다. '힐레콥 사회주택'은 아르바이트 알토의 집합주택 '노에 파 아파트'를 빼닮았다. 두 건물 모두 로테르담의 항구를 향하는 입면의 길이를 최대화하는 동시에 단순 명쾌한 구성을 취함으로써 건설의 효율성 또한 추구했다. 네덜란드 건축가들의 개방적 사고와 실용주의가 반영된 결과다. 집합주택 계획의 최전선, 암스테르담의 동부항만 지역 암스테르담과 로테르담은 오래된 항만 지역의 재개발사업을 통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암스테르담의 동부항만 지역 Eastern Harbor District 과 로테르담의 톱 판 자위 트이다. 톱 판 자위 트는 주거, 업무, 위락 기능을 수용하는 복합적인 공간을 조성함으로써 남북을 잇는 도시의 핵을 이루고, 주변 거주자들의 생활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한다는 목표로 개발되었다. 이곳에는 노먼 포스터, 렌초 피아노 같은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건물이 앞다퉈 들어서 있어 마치 첨단 현대 건축의 전시장을 보는 듯하다. 한편 암스테르담의 동부항만 지역은 주거환경 중심의 복합 개발을 추구했다. 혁신성을 구현하면서도 과거와의 끈을 잇는 데 계획의 중점을 두었다. 네덜란드의 재능있는 건축가들이 총출동하여 조성한 동부항만 지역은 이십 세기 말을 대표하는 최신 주거지역으로, 암스테르담을 방문하는 건축 애호가들은 예외 없이 찾는 곳이다. 동부항만지역 개발은 제이차세계대전 이후 암스테르담 최대의 건축 사업이었다.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본거지였던 이곳은 새로운 운송기법의 등장으로 항구의 기능을 조금씩 잃어 갔다. 끝까지 남아 있던 선박회사가 1979년 도시 서쪽의 새로운 항만시설로 옮기면서 항구로서 의 역할은 끝이 났다. 시에서는 1970년대 중반 이곳을 미래의 주거지역으로 지정하고 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1988년에서 2000년 사이에 1만 7,000명의 주민을 수용하는 8,500호의 주택이 건설됨으로써 도시의 새로운 명소로 변화했다. 여러 반도와 섬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여 것 지구로 이루어진다. 시에서는 다른 건축가 또는 건축가 그룹에 여섯 지구의 마스터플랜을 맡겼으므로 지구는 모두 다른 모습을 가진다. 8 그러면서도 건축가들은 지역을 전체적으로 조화롭게 만든다는 목표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시 당국과 건축가들은 주택의 형식, 주거지의 공간구조, 그리고 물가의 관계에 대해 공통의 인식을 했다. 동부항만 지역은 진정한 '암스테르담의 주거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들은 암스테르담의 전통적인 주거 유형과 도시조직을 재현하고자 했고, 블록이 중심이 되는 암스테르담 구도심의 공간구조가 그대로 이어지기를 바랐다. 그 결과 이곳에 들어선 집합주택들은 새것이지만 공간적 물리적 성격은 구도심과 유사하다. 주거지를 만드는 구성원리가 같다는 뜻이다. 건축가들은 모든 주택이 물에 직접 면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지지 않았다. 대신 수변과 연계된 다양한 외부공간을 통해 주거지와 물이 긴밀한 관계를 맺도록 했다. 이곳의 길, 광장, 공원 등은 물가의 관계를 염두에 두고 세심하게 계획되었다. 그 결과 동부항만 지 역은 전통을 존중하는 주거지'와 '물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 주거지'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 동부항만 지역을 특징짓는 공간개념은 '아키펠라고 archipelago' 즉 다도해 多島海다. 다도해를 이루는 모든 섬은 섬'이라는 공통성을 가지지만 모습이 모두 다르다는 개별성도 함께 지닌다. 동 부항만 지역을 계획한 사람들은 그곳이 다채롭기를 원했다. 그런데 주거지를 이루는 기본 단위 가 블록이라는 한정된 조건에서 과연 다채로운 주거환경이 가능할까. 지 해로운 네덜란드 건축가들은 우선 역사와 현대를 병치시키는 방법을 사용했다. 기존의 건물 중 보존 가능한 건물들은 남기고 사이사이에 새로운 건물들을 집어넣어 서로 조화를 이루게 한 것이다. 또한 중·저층 위주로 계획하고 전략적인 위치 곳곳에 고층 건물이나 특별한 형상의 큰 집합주택들을 세움으로써 지구의 상징적 중심이 되게 했다. 이전의 여타 주거지역에서는 찾을 수 없는 혁신적인 수법을 구사한 것이다.
'건축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부항만 지역에서 최초로 개발된 지구 (0) | 2021.05.25 |
---|---|
블록을 활용한 일반적인 개념을 초월하는 건물 (0) | 2021.05.25 |
네덜란드 집합주택의 두가지 특성 (0) | 2021.05.25 |
반근대주의적 집합체의 상징적 모델 (0) | 2021.05.25 |
네덜란드 집합주택의 방향 전환을 위한 이념적 동력 (0) | 2021.0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