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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의 건축학

한옥 목재와 제재소

이런 제재소는 양질의 육송 陸 送(소나무)을 많이 확보하고 있고, 한옥용 목재를 제재하는 기술도 좋다. 목재 주문은 '목재 물목' 을 만들고 이를 제재소에 보내 가격을 흥정한 뒤에 이루어진다. 목재 물목은 각 부재의 '단면 크기와 '길이', '수량' 등을 적은 표다. 제재소에서는 이 표를 보고 목재를 제재한다. 하지만 목재 물목이라는 몇 장의 표로써 그 집에 어울리는 각각의 부재를 다 설명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그런 만큼 한옥용 목재를 제재해보지 않은 제재소에서는 목재 물목에 맞추어 제재하기가 쉽지 않다. 한옥을 짓다 보면 부재마다 다양한 요구가 있기 마련이다. 이런 세세하고 복잡한 요구들을 다 이해하고 소화할 수 있는 제재소라야 같이 일하는 데 무리가 없다. 일반적으로 한옥은 현장에서 마름질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요즘은 제재소에서 마름질하는 예도 늘어나고 있다. 제재소에서 마름질하는 경우, 현장감이 떨어질 수 있는 단점이 있는 반면에 목재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장점도 있다. 예전에는 대들보, 추녀, 선자서까래(扇子緣: 추녀 위에 부챗살 모양으로 배치한 서까래) 같은 부재는 도편수가 직접 골랐다. 하지만 제재소에 목재 물목을 보내고 제재소에서 제재한 목재를 현장에서 받아 친목하면서부터는 목재 선별이 도편수의 안목으로만 이루어지기는 힘든 상황이 되었다. 도편수가 목재를 직접 고를 수 없으므로 자연스럽게 흰 목재를 사용하기도 어렵다. 한편으로 제재소에는 원목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서 제재소에서 친목을 하면 추녀나 대들보, 뒤 보, 충량衝樑, 선자서까래 같은, 도편수의 안목이 필요한 부재들은 도편수가 직접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목재의 제재 과정에서도 대목들의 의견이 직접 전달될 수 있으므로 친목 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대목들이 제재소에서 친목을 하는 것이 모든 면에서 장점은 아니다. 친목을 하는 제재소와 현장이 멀면 멀수록 현장 소장과의 세세한 일에 대한 협의는 그만큼 힘들어지는 등 다른 문제들이 생기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석재회사 우리 민족은 전통적으로 화강석을 가공하는 기술이 우수했다. 동양 삼국의 탑을 이야기할 때, 중국은 전탑 塔, 일본은 목탑, 한국은 석탑을 들 정도로 우리의 화강석 가공 기술은 예로부터 탁월했다. 그만큼 한옥에서 화강석이 사용될 때의 기법도 다양하다. 초석의 가공부터가 단 순하지 않고, 표면 마감이나 돌을 다루는 방식 또한 다양하다. 하지만 요즘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지어지는 건축에는 자재를 가볍게 써야 하므로 화강석도 판석 형태로 사용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석재회사는 판석을 사용해서 외벽을 붙이거나 바닥재를 까는 공법들에 익숙하다. 하지만 덩어리 돌을 사용해서 구조물을 구축하는 전통적인 기법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는 석재회사는 흔치 않다. 한옥 건축에서는 화강석과 관련한 주문이 일반 건축보다 상대적으로 복잡한 편이다. 상황과 위치에 따라 모양과 가공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옥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석재회사와 일을 해야 작업이 제대로 되기 마련인데, 한옥 시공 전문 석재가'라 이름 붙이는 것도 아니니 안성맞춤인 석재회사를 찾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결국은 그 석재회사에서 관여한 일을 직접 확인해보고 선택하는 수밖에 없다. 기와 공장 기와는 벽돌처럼 공산품 화 되어 있다. 한식 기와를 만들고 공급하는 업체는 현재 10여 군데가 있는데 공장마다 제품에 특징이 있다. 기와는 흡수율이 낮고, 강도가 높으며, 가벼운 것이 좋다. 또 변형이 없어야 하고, 겨울에 동파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이런 조건들을 모두 만족시키기는 어렵다. 흡수율과 강도가 우수하지만 무거워서 목구조에 부담이 되는 기와도 있고, 변형이 작고 가볍지만 염려스러운 게 와도 있다. 흙으로 고온소성燒成 하는 재료는 소성 온도와 품질'에 재미있는 딜레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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