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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의 건축학

한옥과 집터 경계측량

시대 흐름에 맞추어, 특별히 어떤 형식을 따르기보다는 후대에 보게 될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쉽게 한글로 남겨도 무방하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렇다면 상량문은 집 어디에 보관할까? 거꾸로, 상량문이 발견되는 자리를 보면 알 수 있다. 문화재로 지정된 옛집을 보수하다 보면 대부분 은 정한 井間 족두리(마룻대) 장혀(도리 밑에서 도리를 받치는 길고 모진 나무, 증여라고도 함)에 상량문이 있다. 이곳에 상량문을 넣는 것은, 증여가 집에서 차지하는 위계적인 이유도 있고, 최소한 지붕을 완전히 해체하는 대공사를 할 때 상량문을 펴보라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떤 집에서는 후손들이 집 고치는 데 쓰라고 넣어둔 금붙이 같은 것이 발견되기도 했다. 언제 열어보게 될지 모를 상량문은 오라 보관할 방법 또한 마련해야 한다. 예전에는 한지에 먹으로 글을 쓰고 기름을 먹여서 보관했다. 한지는 닥나무 껍질 따위를 원료로 만든 중성지여서 산화되지 않고 보존성이 뛰어나다. 반면, 요즘의 일반적인 종이는 산성 쥐어서 오라 보관하기엔 문제가 있다. 벌레가 침범하지 못하도록 상량함을 향나무로 짜고 여분의 공간에 담뱃잎을 넣기도 한다. 요즘 나오는 비닐 팩에 진공포장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CD나 다른 저장 장치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1 집터의 확인과 정리 2. 기초 공사 경계측량 경계측량은 대지의 경계선을 확인하기 위해 실시하는 측량이다. 집을 짓 기 전에는 대지 경계선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는 만큼 반드시 경계측량을 해야 한다. 측량 신청은 시·군·구청 민원실의 측량 접수창구나 대한지적공사 각 지사에 의뢰하면 된다. 경계측량을 신청하면 전화로 경계측량을 할 날짜와 시간을 알려준다. 신청인은 인접 토지 소유자의 입회하에 대지 경계에 말뚝을 박으면서 경계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경계측량은 간단한 일이다. 그런데 요즘은 집을 지으면서 경계측량을 생략하려는 사람들의 외로 많다. 건축주로서는(집주인) 집 지을 터가 대략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 경계측량으로 괜한 시간과 돈을 쓴다고 생각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건축주가 알고 있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란 모호 하고 부정확해서 이런 어림짐작만으로 공사를 시작하는 것은 좀 위험하다. 공사 중에 인접 대지의 소유자와 분쟁이 생기거나, 공사가 끝나고 사용승인'을 받을 때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집 짓는 과정에서 가장 처음 해야 할 일은 대지의 경계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대지 정리 대지의 경계를 확인했다면 땅을 고르게 해서 집을 지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 민족은, 사람은 산천 정기를 타고나기 때문에 지기 地氣를 손상해서는 안 된다고 믿었다. (신영훈,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한옥』, 현암사, 2005, 58쪽) 그래서 땅에 손을 댈 때는 신중하고 조심스러웠다. 사실 이런 지기에 대한 믿음도 중요했지만 건드리는 작업이 힘에 부치고 돈이 많이 드는 일이기도 했을 것이다. 기계장비가 좋아졌다는 것은 어찌 보면 우리에게 주체 못 할 힘이 생긴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힘이 세지면 머리는 덜 쓰고 어떻게든 힘으로 밀어붙이려는 경향이 생기는가 보다. 요즘에는 평지건 경사지건 가리지 않고 일단 대지 전체를 판판하게 만들어놓고 공사를 시작하려 든다. 판판하게 만든 대지 위에 판에 박은 듯한 기단 基壇을 쌓고 집을 올린다. 그래서인지 요즘 신축 한옥은 너무 밋밋하고 단순하다. 답사를 다니면서 어떤 집이 매력 있게 느껴진다면 그 집을 지을 때 땅을 다룬 방식을 찬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체로 그런 집은 힘을 적게 들이면서도 땅이 지닌 성격을 고스란히 살려낸 경우다. 반면에 일단 밀어내고 뭉갠 땅 위에 나 보란 듯이 집을 짓게 되면 그 땅이 지닌 매력은 사라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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