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가 확정되면 시공단계에서는 어찌해 볼 도리가 없는 만큼 땅을 만지는 계획은 설계단계서부터 신중해야 한다. 집을 지을 때 대지 정리를 하는 것은 도시를 조성하기 위한 기반공사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래서 대지 정리 작업은 우선 대지경계점을 확인하고 석축 같은 토목공사를 먼저 끝내도록 공정을 계획해야 한다. 집중호우에도 문제가 없게 건수 처리 계획도 검토해야 한다. 상하수도와 정화조, 전기·통신에 관련된 시설을 운용하기 위한 통로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시공 중에 필요한 가설건물과 작업 동선, 자재 적치 장소 같은 자잘한 사항까지도 염두에 두고 대지 정리 작업을 계획할 는 것이 바람직하다. 땅에 관한 기본개념 2 기초 공사 하중과 반력 집의 하중은 기둥과 초석을 통해 땅으로 전달된다. 따라서 땅은 하중을 견딜 만큼 단단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집은 내려앉을 수밖에 없다. 무거운 집이 땅 위에 가만히 서 있을 수 있는 것은 땅에 반력 反 力이 있기 때문에 이다. 반력을 공학적으로 정의하면 고정단 固定 端에 발생하는 힘' 이다. 하중과 반력은 일치해야 한다. 하중보다 반력이 작으면 집이 가라앉고, 반력이 크면 집이 떠오른다. 집이 떠오른다고 하면 거짓말 같겠지만 호숫가에 지하층이 있는 집이 실제로 떠오르는 경우는 종종 있다. 땅의 반력은 지내력 地 內力이라고 따로 부르기도 한다. 여기서 지내력은 지반 地盤이 구조물의 압력을 견디는 정도를 말한다. 땅을 파보면 각각의 땅이 모두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땅이 다르면 그 땅이 지닌 지 내력도 다르다. 일반적으로 한옥을 지을 때는, 지내력과 관계없이 생땅과 동결선 凍結 線을 확보하면 별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단 일반적인 살림집 크기를 벗어난 대규모의 한옥을 지을 때나, 하천 등을 메운 땅과 같이 지반이 눈에 띄게 취약한 경우에는 따로 구조검토를 해야 한다. 겉흙과 생땅 겉흙 表土는 지구의 껍데기 땅을 말한다. 사전에서는 겉흙을 풍화가 진행되고, 암색 暗色을 띠며, 유기물이 풍부하여 토양미생물이 많고, 식물의 양분과 수분 공급원이 되는 토양' 이라 설명하고 있다. 모든 생명의 근원이 되는 겉흙은 지구에 사는 생명체에 매우 중요한 땅이다. 식물의 뿌리와 지렁이, 곤충 같은 작은 생명체들에 의해 수많은 숨구멍 같은 것이 생기며, 스펀지처럼 약간 물렁물렁한 상태로 존재한다. 그래서 겉흙은 집을 짓는 데는 취약한 토양이다. 생땅은 지구가 생긴 이렇게 한 번도 파헤쳐진 적이 없는 땅을 말한다. 땅을 파보면 흙의 색깔이나 유기물 함량 정도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한 번도 파헤쳐진 적이 없는 만큼 생땅은 안정된 상태다. 그 때문에 선배 엔 지니어들은 기초를 할 때는 반드시 생땅까지 파도록 권하고 있다. 동결선 동결 선은 '영구동토 永久凍土의 하한선'이라고 어렵게 표현하기도 하는데, 겨울에 땅이 얼어붙는 최대 깊이를 말한다. 공학적으로 계산하는 방법이 있지만, 같은 지역이라도 일조량이나 토질, 배수 조건 등의 변수가 있어서 계산이 간단하지 않다. 이런 계산법은 동결심도를 계산하고 정하는 공학도에게만 중요하다. 집을 짓는 데 중요한 것은 이런 공식이 아니라 대체적인 결괏값(우리나라 지역별 동결심도: 강릉 70.3, 울산 57.8, 춘천 140.7, 충주 98.3, 서울 123.2, 광주 58.8, 청주 107.7, 괴산 107.7, 인천 103.8, 부산 25, 0, 속초 48.4, 홍성 81.7, 포항 51.7, 목포 29.2, 대전 80.0, 부여 72.1, 대구 76.6, 여수 23.5, 진주 64.7, 남원 64.7, 전주 75.0, 수원 113.5, 삼척 43.1, 순천 22.1, 안동 83.3, 김천 68.1, 밀양 60.3, 경주 47.4 (단위: cm, 장기인, 『건축 시 공학, 보성각, 2004, 57쪽)이다. 동결선 이내에 있는 땅은 해마다 겨울에 얼었다 녹기를 반복한다. 물은 얼음이 될 때 부피가 늘어나는데, 동결선 이내의 땅은 겨울에 부풀었다가 봄이 되면 가라앉기를 반복하게 된다. 기초가 동결 선을 확보하지 못하면 동결융해를 거치면서 이완되고 결국에는 내려앉는다. 따라서 기초를 할 때는 기초의 저면 이 동결선 밑이 되도록 해야 한다. 기초의 이해 2. 기초 공사 1 지정 겉흙은 물렁하다.
한옥의 건축학